목회칼럼

우리를 하나님께 뿌리 내리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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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택목사 날짜1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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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추감사주일입니다. 맥추절은 말 그대로 “보리를 수확하는 날”입니다. 여름에 추수를 하는 것은 가을에 파종을 하고 겨울을 지냈다는 말입니다. 보통 보리나 밀은 벼 추수를 앞두고 파종하고, 싹이 파릇하게 자랄 즈음에 겨울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2월 초순경에는 보리밟기를 합니다. 다른 작물의 경우에는 싹이 난 뒤에 밟아버리면 작물을 못 쓰게 됩니다. 하지만 보리나 밀은 밟아 주어야 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어릴 적 보리밟기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어른들이 말해 주었습니다. 겨울 한파에 땅이 얼면서 보리나 밀의 뿌리가 땅에서 들뜨기 때문에 그대로두면 말라죽는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들뜬 뿌리가 땅에 닫도록 밟아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여름에 추수하는 작물은 대개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가을에 파종하고 겨울을 지나며 밟기를 하고 봄을 지나며 이삭이 패고 그리고 여름에 추수를 합니다. 보리 추수는 이러한 과정을 통과한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것입니다.

    한 작물이 자라서 열매 맺는 것은 인생과 닮았습니다. 그런데 여름에 추수하는 보리는 유난히 인생과 맞닿아 있습니다. 보리의 일생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파릇한 싹을 틔우고 희망찬 내일로 나아가려는 즈음에 한파를 만납니다. 한파가 물러가려는 즈음에는 누군가 와서 인정사정없이 머리를 짓밟아버립니다. 이삭이 나올 때는 깜부기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열매가 튼실하게 익어가야 하는데 곰팡이 균으로 새카맣게 타버리는 거지요.

  사랑하는 여러분, 이처럼 보리를 추수하기까지의 과정은 인생의 여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살다보면 인생의 추운 겨울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따스한 봄이 다가올 때 누군가 머리를 짓밟기도 합니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좌절하고 낙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여정을 통과하면서 자라나고 이삭이 패고 끝내 열매를 거두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 매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반드시 뿌리는 땅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뿌리가 땅에서 떨어지면 결국 말라죽고 맙니다. 보리를 밟는 것은 땅에 뿌리를 내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누군가 혹은 무언가 우리를 짓누른다면 그것이 우리를 하나님께 뿌리를 내리게 하는 도구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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