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주님이 눈물을 씻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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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택목사 날짜1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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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학렬 외 2명의 작가가 공저한 「학교폭력 NO 이젠, 아프다고 말해요」는 학교폭력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그 아픔을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들의 꿈을 이루었는지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여기 개그맨 오지헌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의 어린 시절은 물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야말로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당시 아버지가 학원가의 유명 강사로 이름을 날렸기에 주변 친구들이 모두 부러워할 정도로 웬만한 것은 다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당시 나는 수줍음을 많이 타고 나서지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비교적 친구들과 원만하게 지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 집의 웃음소리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아버지가 직접 학원을 운영해 예상보다 훨씬 잘되어 돈을 많이 벌면서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차츰 아버지의 얼굴을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학원 사업을 하신다는 이유로,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거의 매일 늦게 귀가했습니다. 처음에 어머니는 학원 사업을 시작하는 시기라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평일, 주말, 휴일과 상관없이 가정과 멀어지는 아버지의 모습에 어머니는 의심하기 시작했고, 결국 두 분의 말다툼이 잦아졌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자 친한 친구들은 모두 J고로 배정되고, 나만 K고등학교에 배정되었습니다. 당시 K고등학교의 학생들은 K중학교, K초등학교 출신이 대다수였습니다. 다른 반을 둘러봐도 안면이 있는 친구들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니 아이들은 모두 새 가방에, 학용품도 새 것으로 장만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는 생활을 위해 직업을 찾아야 했습니다. 결국 나는 어머니의 무관심과 스스로의 상실감으로 학기 초에 준비물을 몇 차례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반 친구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쟤는 뭐냐? 어느 학교 출신이야? 완전 꼴통이네.” 더욱이 자존심이 강했던 나는 절대로 주변 친구들에게 준비물을 빌리거나 먼저 도움을 청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학교에서는 말이 없고 특별하게 사귀는 친구가 없다는 것이 알려지자, 이른바 덩치 크고 논다는 아이들이 시비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장난처럼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비아냥거렸습니다. “야, 여기가 네 집 안방이냐? 틈만 나면 자게.” 그 아이들이 이렇게 놀리면 주변 아이들은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놀림감이 되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더 큰 사고가 날 것 같은 불안감에 억지로라도 참아야 했습니다. 내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아이들의 장난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어떻든 당시 학교 친구들에게 말도 잘 안 하고 아무리 건드려도 반응이 없는 내가 만만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참고 참다 결국 폭발하고 말았지요. 수학 시간이었습니다. 뒤에 앉은 친구가 자꾸 샤프와 연필로 내 등을 콕콕 찌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 마, 그만하라니까.” 조용히 두세 번 말했지만 그 친구는 계속 찌르고, 그런 내 모습이 웃겼는지 아이들이 웃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수학 선생님은 내가 일부러 장난친 것이라 생각하고 내 이름을 부르며 일어나라 했습니다. “오지헌, 너 수업시간에 뭐 하는 거야?” 그 순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 커졌습니다.
    그런 오지헌을 그래도 견디게 한 것은 교회였습니다. 친구의 인도로 교회를 나가게 되었고 가정의 무관심, 친구들의 야유와 폭력에도 버티게 만든 것은 믿음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지금 사람을 웃기는 개그맨으로, 크리스천으로 상처 받은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웃음과 용기를 주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 행하는 말과 행동은 부메랑과 같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틀림없이 되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에게 표현하는 고맙다는 말과 다정한 행동은 언젠가 다시 내게 돌아옵니다. 친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면 그 웃음은 더 큰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개그맨으로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한 오지헌님의 뒤에는 가정에서 버려짐, 친구들에게 왕따 당함의 눈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를 보셨고 그와 함께하며 오늘의 그가 있게 만들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무시당함, 그것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그러나 잊지 마세요. 주님이 우리의 눈물을 씻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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