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하나님은 구불구불한 글씨로 똑바르게 메시지를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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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택목사 날짜19-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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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의 신작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 나오는 글입니다.

 

 

 한 수도승이 제자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날이 어두워져 머물 곳을 찾던 그들은 오두막 한 채를 발견했다. 그곳에는 누더기를 걸친 부부와 세 아이가 살고 있었다. 수도승과 제자가 하룻밤 잠자리를 청하자, 부부는 가난하지만 너그러운 마음씨로 두 사람을 대접했다. 가족에게는 늙은 암소 한 마리가 있을 뿐이었고, 암소에게서 난 우유와 치즈를 먹고 남는 것을 마을에 가져가 다른 식량과 바꾸어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 수도승과 제자는 부부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길을 떠났다. 산모퉁이에 이르자 수도승은 제자에게 다시 돌아가서 암소를 절벽 아래로 밀어뜨리라고 했다. 제자는 무거운 가슴을 안고 지혜로운 스승의 명령대로 했다.
   몇 년 후, 제자 혼자 그 길을 여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전에 묵었던 오두막 부근을 지나게 되었다. 과거에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한 후회의 감정이 밀려들어, 늦었지만 그 가족을 찾아가 용서를 빌기로 마음먹었다.
   산모퉁이를 돌아 예전의 장소에 들어선 제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 쓰러져 가는 오두막이 있던 자리에는 아름다운 집과 잘 가꿔진 정원이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풍요와 행복이 넘쳤다. 제자는 그 집의 주인을 만나 수년 전 그곳에서 머물렀던 이야기를 했고 주인으로부터 지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여윈 암소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 암소에 의지해 겨우 굶지 않을 만큼 살아가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암소가 집 뒤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고, 새로운 기술들을 배워야만 했습니다. 버려진 밭에 약초를 심고 묘목들도 키웠습니다. 그 사건은 우리에게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훨씬 의미 있게 살게 되었습니다.”
  스승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구차하게 의존하는 것, 시도와 모험을 가로막는 것을 제거해야만 낡은 삶을 뒤엎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전하게 살아가려고 마음먹은 순간 삶은 우리를 절벽으로 밀어뜨린다. 파도가 후려친다면, 그것은 새로운 삶을 살 때가 되었다는 메시지이다. 어떤 상실과 잃음도 괜히 온 게 아니다. ‘신은 구불구불한 글씨로 똑바르게 메시지를 적는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은 자녀를 사랑하십니다. 하지만 자녀가 암소 한 마리에 목숨 걸고 살아가면 그 암소를 절벽으로 밀어뜨리기도 하십니다. 죽은 암소 앞에서 어찌 이럴 수 있느냐 절규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하는 눈이 됩니다. 앞만 보던 사람에게 사방을 보게 하는 눈이 됩니다. 하나님은 자녀들이 이런 눈을 갖길 원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긴 시간을 투자해서 우리의 눈을 여는 작업을 반복하십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암소는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의존하고 있는 안락하고 익숙한 것, 그래서 더 나아가지 못하게 여러분을 붙잡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 암소와 작별할 때마다 우리는 좌절하고 절규하겠지만, 그 때에야 비로소 사방을 보게 하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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