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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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택목사 날짜1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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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의 신작 에세이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한 목수가 농장 주택 보수하는 일에 고용되었다. 첫날부터 문제가 많았다. 나무에 박힌 못을 밟아 발을 다치고, 전기톱이 고장 나 시간이 지체되었다. 낡은 트럭은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그날 저녁 사장이 집까지 태워다 주는 동안 조수석에 앉은 남자는 무거운 침묵에 잠겨 있었다. 집에 도착한 남자는 가족을 인사시키기 위해 사장을 잠시 집 안으로 초대했다. 집을 향해 걸어가던 남자는 작은 나무 옆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두 손으로 나뭇가지 끝을 어루만졌다. 

  곧 이어 현관문을 열 때 그의 얼굴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을린 얼굴이 미소로 밝아졌으며, 달려오는 두 아이를 껴안고 아내에게는 입맞춤을 했다. 다시 차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나무 앞을 지나가면서 호기심을 느낀 사장이 좀 전의 행동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남자가 말했다. “아, 이 나무는 걱정을 걸어 두는 나무입니다. 일하면서 문제가 없을 수 없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그 문제들을 집 안의 아내와 아이들에게까지 가지고 들어갈 순 없습니다. 그래서 저녁때 집에 오면 이 나무에 문제들을 걸어 두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아침에 다시 그 문제들을 가지고 일터로 갑니다. 그런데 아침이 되면 문제들이 밤사이 바람에 날아갔는지 많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의 삶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나와의 관계, 너와의 관계, 그것과의 관계입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희로애락이 일어납니다. 기쁨과 슬픔, 담대함과 두려움, 희망과 절망, 사랑과 증오, 참음과 조급함과 같은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의 변화는 대부분 눈에 보이는 것에 의해 좌우됩니다. 우리는 자신의 시선으로 보고 느끼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시선을 옮겨 위를 바라보라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지요. 현실의 문제들을 그대로 두고 주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것은 목수가 걱정을 나무에 걸어 두는 것과 같습니다. 인생의 수많은 문제들을 마음에 담아두거나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라는 나무에 걸어두는 것이 곧 기도입니다. 주님은 그 문제가 무엇이든 기꺼이 받아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재충전해주시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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